-
221205 수안보~괴산~문경 여행여행인가 2022. 12. 13. 15:11
여행을 가기에 앞서,
약 2~3주간 야근파티가 이어졌고 그 마지막 날, 여행 전날까지도 동탄에서 꾸역꾸역 일을 마무리 해야만했다. 늦은 저녁에서야 겨우 퇴근해서 저녁을 먹은 뒤 서울로 들어가는 6008번 버스 막차를 탔다. 그리고 그 버스가 경부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멈췄지.
그러니까 그 날, 11시 59분에 정확하게 판교 IC 직전의 고속도로에서 멀뚱멀뚱 있어야 했다. 라디에이터가 터졌다나, 물이 다 샜다나... 승객은 나까지 총 두 명이었고 여기에 혼란에 휩싸인 버스 기사님까지 총 세 명이 불 꺼진 버스에서 약 한 시간을 보냈다. 그 날은 월드컵 대한민국 VS 포르투갈전이 막 시작하려는 때였고 그 덕분에 친구들이 모두 깨어 있어서 기다리는 동안 내 카톡방이 외롭진 않았다. 그냥 단지 정말 너무 집에 가고싶었다... 직전까지 새벽 1시 이전에 퇴근한 날이 손에 꼽았으며 이 날도 아무 문제 없이 서울에 들어갔다 한들 집에 가면 이미 새벽이고, 다음날 여행을 떠나야만 하는 상황이었는데 뭐 이미 다 뭉개졌지. 뭘 따지고 자시고 할 기력도 없어서 그냥 웅크리고 눈만 감고 있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나자 도로교통공사(인지 뭔지 정확하겐 기억 안남) 경찰분들이 와주셔서 경찰차를 타고 서울까지 들어왔다. 그래. 야근의 꽃은 연행이지...!!
아무튼 집 도착해서 얼레벌레 짐 싸고, 집 청소도 좀 하고. 네시간정도 잔 뒤 비척비척 일어났다. 충주행 고속버스를 타기 위해.
충주 터미널 스벅에서 ㅈㅇ을 기다리며 아침 식사로 스프 한사발.
스벅 스프 겁나맛있다... 포장 식품으로 팔았음 좋겠다 여행갈때 사가게. 같이 주는 저 토스트도 얄팍하니 너무 맛있음.
날이 추워서 아침에 집을 나서자마자 '만두전골을 먹어야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검색 해보니까 마침 충주에 만두전골 집이 많더라. 그 중 동선상에 있는 갈마가든으로 갔다. 전골, 두부김치, 감자떡 시켰고 모두 맛있었음. 두부는 엄청 특별한 맛은 아닌데 같이 나오는 볶음 김치가 맛있어서 추천.
갈마가든 : 네이버
방문자리뷰 924 · 블로그리뷰 543
m.place.naver.com
그리고 적당히 산책하러 조령산 자연휴양림으로. 휴양림 숙박 고객을 위한 공간이라 일반 관광객 주차장이 따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적당히 아무데나 차 세워놓고 들어갈 수는 있다. 고개는 조령(=새재)라는 이름답게 약간 가파름. 날도 춥고 눈도 와서 적당히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왔지. 봄이나 가을에 휴양림 숙박하러 오기 좋을 것 같다.
조령산 자연휴양림 : 네이버
방문자리뷰 24 · 블로그리뷰 258
m.place.naver.com
기력 없는 직장인(특히 직전까지 야근하다 온 직장인)들은 따뜻한 곳에서의 휴식이 필요하다. 카페를 찾았다.
넓고 아늑한 카페 수안보.
카페 수안보 : 네이버
방문자리뷰 83 · 블로그리뷰 14
m.place.naver.com
카페에 들어가기 전에 간판에 그려진 캐릭터를 보며 사장님일까? 만약 사장님 본인이시라면 이 그림은 애정이 없이 나오기 힘든 그림이다, 필시 가족분들이 그리셨을거다 뭐 이런 추측을 우리끼리 해봤는데... 여쭤보니까 정확했다. 자녀분들께서 미술을 전공하셨고 저 캐릭터는 따님이 그려주셨다고.
서비스로 직접 말리신 홍화꽃차도 주셨다. 구수하고 향 좋고 맛있엇다.
그리고 숙소 바로 체크인. ㄷㅎ의 친척분의 추천으로 예약했는데 인테리어 하나 하나가 예사롭지 않은 초이스가 느껴진다. 가족들끼리 방문하기 좋아보였다.
호텔웨스트오브가나안 : 네이버
방문자리뷰 106 · 블로그리뷰 36
m.place.naver.com
특히 저 침구류가 진심 미친놈임... 눕는 순간 아득한 잠으로 떠날 수 있다.
낡고 지친 우리는 그렇게 잠을 좀 잤다. 책도 보고.
저녁밥은 적당히 바로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암행어사 : 네이버
방문자리뷰 32 · 블로그리뷰 3
m.place.naver.com
청국장이랑 도토리묵무침 먹고 감자전도 포장했는데 사진이 이거밖에 없네...
정말 내공이 어마무시한 식당. 모든 음식이 맛있는데 저 도토리묵무침은 지금까지 먹어본 묵무침중 가장 맛있었다. 양념이 미쳤어... 기본적으로 장이 맛있는게 아닐까 추측했다. 가격도 비싸지 않고 적당함.
그리고 여느때와 같이 무서운 영화를 골라서 보게되는데...
다 보고 나서 호불호가 있다는 후기를 읽고 '호'가 있다고???? 싶었음.
말하려는 주제와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알긴 알겠는데' 효과적으로 연출된지도 모르겠고 갑자기 CJ식 감성도 치고 들어와서 이게 뭐지... 왜지.... 그 와중에 그닥 재미도 없었고... 무섭지도 않고...
그런데 또 좋아하는 후기들이 많더라. 정말 사람 관점 다 다르구나 생각했다. 우린 뭔 영화만 보면 망하냐.
아무튼 그렇게 낡고 지친 우리는 잠들었고.
다음날 아침은 조식. 26,000원이라 비싸긴 한데 음식 퀄리티가 좋았다.(종류가 많진 않음.) 밥도 넉넉히 먹고 후식도 먹고 제대로 털고 난 뒤 친구들은 다시 취침, 나는 로비에서 책보다 멍때리다 아무튼 뇌를 비우는 시간을 가진 뒤 체크아웃했다.
숙소가 괴산이긴 하지만 수안보~문경 다 지척에 걸쳐있어서, 당일에 계획했던대로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구경갔다.
문경새재 초입에 건강측정하는 존??이 있길래 신기해서 구경. 스트레스&혈관 측정해봤다.
스트레스 무슨일인데...
오 혈관 건강 매우 좋음!
한적한 겨울의 오픈세트장. 경치가 좋다.
점심은 근처에서 먹자니 너무 관광지 물가고, 수안보에 호텔을 예약해뒀던 터라 수안보쪽 가서 적당히 먹기로 하고 이동.
청솔식당에서 산채비빔밥 먹었다. 맛있었다!
오래된 맛집이고 확실히 음식은 맛있는데, 모든 메뉴를 2인분 이상 주문해야해서 3인팟인 우리는 섞어서 주문할 수가 없었고 산채정식은 심지어 예약해야 먹을수 있어서 아쉬웠음. 사장님이 그 특유의... 불친절한데 또 정은 많은 약간 오묘한 느낌이 있으신뎈ㅋㅋㅋㅋ 거슬린다면 거슬리고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그런 식당. 뭐 일단 음식이 맛있다.
청솔식당 : 네이버
방문자리뷰 152 · 블로그리뷰 42
m.place.naver.com
숙소는 수안보 파크호텔. 한국도자기에서 운영하는 온천호텔로 내가 어릴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였다만 지금은 아주아주 많이 쇠퇴한 분위기. 그러나 온천은 여전하고 숙소 가성비도 훌륭했다.
수안보파크호텔 : 네이버
방문자리뷰 338 · 블로그리뷰 189
m.place.naver.com
온돌방으로 예약했다. 아주 오랜만에 보는 체리색 몰딩과 비단같은 이불ㅋㅋㅋㅋㅋ 숙소는 많이 낡았지만 깨끗했고 예전 숙소답게 방이 넓어서 좋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성비가 아주 훌륭한데... 3인 온돌방 + 2인 온천 무제한 + 2인 조식까지 합쳐서 129,000원이었다.(야놀자에서 5천원 할인받음). 나는 따로 온천 생각이 없어서 나중에 조식만 추가했다.(16,000원)
한적하고 사람 없는 동네에서 푹 쉬고, 온천하기 너무 좋은 숙소. ㅈㅇ은 도착하자마자 온천욕 하고, 한숨 자고, 저녁먹고 밤에 또 온천욕 하고, 다음날 아침에도 했다. 나는 온천은 안들어가봤지만 일단 노천탕이 있고(!), 규모는 크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이 날의 영화는 디파티드.
디파티드
{보스톤, 수십년 전. 난 내가 처한 환경의 산물이 되기보다, 환경이 내가 만든 산물이 되길 원한다. 과...
movie.naver.com
중간에 집에 일이 좀 생기는 바람에 제대로 집중해서 보진 못했으나 나름 괜찮았다! 언더커버물이란 점에서 신세계나 불한당이 생각났는데, 무간도의 리메이크작인건 영화를 다 보고 나서야 알았다. 생각보다 주인공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는 연출이 인상깊었음.
다 보고 난 다음 요새 인기 많다는 재벌집 막내아들을 보려고 시도해보았으나.. 1화의 작위적인 대사와 연출에 기함을 토하고 바로 넷플릭스로 돌아와 웬즈데이 봤다. 웬즈데이 재밌엉.
다음날 아침은 식당에서 조식. 식당 뷰가 훌륭하다.
조식은 우거지해장국이었는데, 딱 1인분씩 정갈하게 차려서 나온다. 그릇도 모두 한국도자기 그릇. 음식도 맛있고 식당 뷰도 좋아서 만족.
그리고 1층엔 한국도자기 제품들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스토어가 따로 있다. 기본 세트 품목도 저렴하긴 한데, 재고 of 재고들은 정말 헐값에 팔고 있으니 눈여겨볼만함. 소스볼 작은거 하나 사왔다.(2천원)
떠나기 전에 뭔가 간판 사진을 찍어야 할 것 같아서...
이 날 점심은 충주휴게소에서.
새뱅이 순찌 + 떡라면 + 사과돈까스 조합 굿.
휴게소 전망소에서 사진도 찍고. 휴게소에서 충주 사과 3키로에 만원에 팔고 있어서 한 상자 사서 나눠가졌다.
여행 끝.
사무실로 복귀하니 이제 12월과 1월 달력을 함께 봐야 하는 시즌이 도래했더라고... 시간 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