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418 구미 여행
잊기 전에 그냥 나열해보는 기억들.
청주에서 언니차 끌고 구미로 향했다.
대충 한시간 반. 월요일이라 그런가 고속도로에 공사차량/물류차량/암튼 기타 등등 대형차 너무 많아서 혼란했음...
막판에 화장실 가려고 휴게소 한번 들렸다.
그리고 구미 도착하자마자 밥먹으러 고.

오산골 가마솥 한우국밥 / 9천원
경상도식 소고기무국이 이런건가? 무랑 파 많이 들었고 고기도 제법 있었다. 약간 빨간데 또 매운맛은 아님. 매력있어... 김가루를 주길래 넣어먹었는데 조미김 맛이 원래 맛을 해치는 것 같다. 안넣는걸 권장.
아, 테이블에 후추 있었는데 못넣었다!
그리고 깍뚜기 맛있었고 마늘짱아찌 원래 안먹는데 궁금해서 먹어봤다가 반함. 새콤해서 좋았음.
아 그리고 주문한지 1분만에 음식 나옴. 역시 코리안 패스트푸드.
그리고 바로 금오산 케이블카 타러 이동.

케이블카 타러 가는길.
도심에서 멀리 떨어지지도 않았는데 여기서부터 새소리, 물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린다. 기분이 차분해진다.



케이블카 예쁘다. 클래식 코카콜라 디자인같은 스타일.
실제로 케이블카 자체가 오래된 것 같다. 낡은 탑승게이트는 과거에 고급스러웠을법한 어두운 색 나무들과 유리로 꾸며져 있었다. 사람도 한 둘 오가는 한적한 매표소가 한창 바글바글한 여수나 속초 케이블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케이블카는 매 시 0분/15분/30분/45분에 운행한다. 낡은 마을의 한가한 터미널에서 차를 기다리는 기분으로 멍때리고 있으면 알람 소리가 울린다.
케이블카 안에서는 대중적인 뉴에이지 음악과 함께 금오산과 해운사, 도선굴을 설명하는 나레이션이 흐른다. 멍하니 풍경을 보며 지나치기 쉽지만 이 때 들어두는게 좋다. 산 위에선 인포메이션 보드를 보기 힘들다.



해운사는 자그맣다. 그 좁은 언덕배기에 쫌쫌다리 법당들이 모여있다. 고개를 어디로 돌려보든 금오산의 기암절벽이 펼쳐진다. 해운사를 감추듯 보호하듯.
그 풍광을 한 눈에 담고싶었는데 사월초파일 연등들이 하늘을 메우고 있어 제대로 보는게 쉽지는 않았다.


불전함 위에 놓인 훌륭한 나무조각 보살.
절을 한바퀴 돈 뒤 옆길로 빠진다.
대혜폭포와 도선굴로 향한다.


계곡이 흐르는 골짜기는 커다란 바위들이 꽉 채우고 있다. 물은 많지 않다. 그래도 끊임없이 물소리가 들린다.


대혜폭포. 지나가던 관광객 말을 엳들어보자면 훨씬 물이 많은 시즌이 있는듯. 그럴땐 주변에만 있어도 물이 마구 튄다고 한다. 물줄기가 크진 않았다. 그래도 시원했다.
은혜를 입는다 해서 대혜폭포라는 이름이 붙었다.
고여있는 물 위로 꽃잎이 둥둥 떠다니는 계절이였다.
그리고 문제의 도선굴.

코앞까지 올라왔더니 지금부터 험하고 미끄러운 길이 펼쳐질거라 각오하는 안내 표지판이 서있었다.
뭐 얼마나 험할라고... 했더니 상상 이상이다.

않이 이지경이면 좀더 설명을 해달라고...!!
그냥 가도 험한 절벽인데 돌이 미끌미끌하다. 그나마 돌에 패여있는 홈에 발 끼워맞추면서 겨우 올라감.

그래도 멋있었다.
위치가 이러니까 도도 닦고 숨어도 있고 하는거다.

오히려 내부가 수상해 보인다.

물소리가 계속 들린다 했더니 동굴이 뚫린 옆쪽 벽면에서 물이 흐르고 있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데 사진에는 잘 안나오네...

자 그리고 다시 벌벌 떨면서 하산.

너무 더워서 다음 행선지 근처 카페에 갔다.
사람도 없고 넓고 커피도 괜찮았고 스콘은 맛있었다.
카페독 / 합쳐서 8,000원
좀 쉬다가 낙동강 체육공원으로 고.
자전거를 빌려준다 해서 갔는데 월요일은 안하신다고...
자전거 대신 두 발로 산책했다.



햇빛이 강렬한 날씨였다. 눈에 거슬리는 것 없이 넓게 펼쳐진 풀밭이 그렇게 평화로웠다. 온전히 햇빛을 맞는 것도 너무 간만이라서 걷기만 해도 행복했다. 몸 안의 독이 햇빛으로 살균소독 되는 기분.

낙동강은 천천히 유유자적 흐른다.
구미는 오늘 이렇게 방문한 것 외로 다시 올 것 같진 않고. 어쩌면 이 모습이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마주하는 모습일수도 있을텐데...싶었다.

저녁은 한창 트렌디하다는 금리단길의 백도다이닝.
청양가츠를 주문했다. 12,000원. 청양고추가 막 그렇게 맵지도 않고 깔끔한 맛이였다.
금리단길은 월요일에 쉬는 가게가 많더라. 알고 있었으니 패스.
근처에서 차 가스 충전하고 숙소로 이동했다.
숙소 주차장 너무 좁은데다가 쉽게 주차할 수 있는 자리는 이미 선점당해서 쩔쩔맸다. 그래도 열심히 극복함.
숙소는 오브젝트 아늑호텔. 뭔 이름이 이렇게 어려워...
구미에 마땅히 맘에드는 숙소가 없어서 그냥 여기어때 어플에서 적당한걸 골랐는데 룸 컨디션도 좋고 침구류가 훌륭하다. 넷플릭스도 설치되어있는데,

감상목록보솤ㅋㅋㅋㅋ욕망덩어리 인간들..

화면 커서 좋다. 셀럽은 회의중 봤다.

그리고 백도다이닝에서 포장해온 고로케와 맥주. 고로케는 과연 맛있다.
자 여기까지 하루를 보냈다.
내일은 드디어 사유원이다...
오늘의 생각
- 구미 사람들 친절하다...? 운전하면서 양보 많이받음.